“특별해야 살아남는다” (2024-07-05)
다시 불붙은 개별인정형 원료 발굴 경쟁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 2,022억 원에 달하며 100가구당 81가구 이상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는 ‘헬시 플레저’라는 메가 헬스 트렌드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많은 건강기능식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식품안전나라에 등록된 국내 건강기능식품 품목은 3만 4,229개에 달한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같은 원료’에 ‘다른 제형’으로 상품명만 다른 제품으로는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 업체들이 시장 선점과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 차별화된 원료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현재 식약처에 등재된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고시형 102종, 개별인정형 345종을 합쳐 447종에 달한다. 고시형 원료는 누구나 제품화할 수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이 정착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고시형 원료의 경우 잘 팔리는 제품을 후발 업체들이 그대로 따라하는 일명 ‘카피캣’ 제품이 넘쳐나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약 70%는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오메가3 등 고시형 제품군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판매 실적이 집계된 이후 쭉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치열해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각 제품은 시장 선점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특히, 새롭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는 고시형과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체들이 개별인정형 원료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2~23년 개별인정형 원료 89건
개별인정형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없던 원료를 연구.개발해 식약처로부터 기능성과 안전성 등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의 연구자료를 제출한 후 식약처의 평가를 받아 인정되며, 6년간 제조·판매 권리가 독점 부여된다.
2014년 42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은 잠시 주춤하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45건과 44건을 기록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OEM·ODM을 통한 기업 간 거래(B2B)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 업체들은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노바렉스다. 개별인정형 원료의 경우 락티움(유단백가수분해물), 잔티젠(미역 등 복합추출물), 세라티크(밀 추출물) 등 44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함께 ‘새싹보리추출물’의 알코올성 간 보호 기능에 관한 개별인정을 받았다. 국내 개별인정형으로 승인된 건강기능식품 736개 중에 알코올성 간 보호 기능성은 최초 사례다.
노바렉스 정재철 부사장은 “우리나라 개별인정형 시장에 외국 원료가 너무 많다”며 “회화나무 이후에 또 다른 국내 원료 개발을 위해 새싹보리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나라 토종 원료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포석도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활성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개발 업체는 심사를 받기까지 시간적.금전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식약처 영양기능연구과 김용무 연구관은 “과거와 비교하면 개별인정형 원료 신청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심사 담당자 1명당 원료 수가 10개를 넘어간다”며 “자료도 워낙 방대하다 보니 준비하는 업체도 심사하는 식약처도 시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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