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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사랑 받는 천연 원료 ‘알로에’ (2022-04-29)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천기술 확보 등 국내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좋은 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서 몸에 좋고 차별화된 원료의 사용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업체들은 안전성과 기능성이 검증된 천연물 소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천연물 원료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알로에(aloe)는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현재 전 세계에 약 300종 존재하고 있다. 건조지역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잎은 다육식물이며 잎 내부에 수분을 저장하는 조직이 발달해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알로에는 ‘알로에베라’ 종이다. 잎사귀에서 얻은 액즙에는 진정이나 치유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대적인 의약품이 개발되기 이전에 오랫동안 인류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여러 가지 식물의 잎과 뿌리를 건강요법으로 사용해 왔다. 알로에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약초 중 하나이다. 기원전 2100년경 수메르 의사가 기록한 석판에는 알로에가 민간에서 치료제로 사용된 문헌적 기록이 존재한다. 이 석판에서는 당시 의사들이 높이 평가한 약용 식물 가운데 하나로 알로에를 소개하고 있다. 또 독일의 학자 에베르스가 고대 이집트의 도시였던 테베 지방의 무덤 속의 미이라 관에서 기원전 1552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문서를 발견했는데, 이 문서에는 미이라의 천에 알로에를 사용하였다는 기록과 함께 유향, 몰 약, 아편, 벌꿀 등과 함께 알로에의 약효가 적혀 있다.

기원후 1세기부터 알로에의 용도는 더욱 다양해졌다. 로마 시대에는 알로에의 효능과 조제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로마 황제 네로의 주치의 디오스 코리데스가 지은 ‘그리스본초’라는 책에서는 알로에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알로에는 수렴작용이 있고, 잠을 촉진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고, 배를 편안하게 하고, 위를 정화한다. 건조된 알로에를 분말로 해서 상처 위에 뿌리면 상처를 아물게 한다. 또 종기나 성기의 궤양에도 좋고, 어린이의 포피가 터진 데를 아물게 한다. 포도주에 갠 것은 항문부위 종기나 볼기 부위의 피부병에 좋다. 또 질의 출혈을 그치게 하고, 타박상의 푸른 멍을 삭힌다.”

피부 보습과 진정효과…화장품 원료로 꾸준한 인기
알로에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바로 피부 보습과 진정효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알로에는 피부미용에 효과적인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알로에는 수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알로에 겔의 투명한 점액질은 99.5%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알로에 잎인 ‘알로에 겔’은 피부 보습 진정효과가 있어 자외선으로부터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또 상처를 치유하고 지혈시켜주며, 벌레 물린 곳이나 상처에 발라주면 덧나지 않는 효능이 있다. 식약처도 알로에 겔이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고시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등재돼 있다.

이런 이유로 알로에는 오랜 기간 화장품 원료의 베스트셀러로 각광받았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 중 알로에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그런데 최근 ‘비건’ 화장품이 주목받으며 알로에의 몸값이 다시 뛰고 있다. 비건 화장품이란 제조·가공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MZ세대 소비자들이 화장품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비건제품 시장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천연물 원료로 알로에의 가치가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면역 기능성으로 건강기능식품도 주목
알로에 겔은 식약처에 피부 건강에 도움과 함께 면역 기능,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식약처가 발표한 ‘2020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고시형 품목에서 알로에 겔의 매출액은 332억 원으로 12위를 기록했다. 2019년 333억 원으로 10위를 기록한 것 보다 두 계단 떨어졌다. 개별인정형 품목까지 포함하면 17위다. 화장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 원료 시장에서는 인기가 하락세에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부터 알로에를 바라보는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면역에 관한 기능성 때문이다. 면역력은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능성이다.

예전부터 알로에는 100가지 병을 다스리는 약초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이종길 교수는 암 유발 화학물질을 주사한 실험용 생쥐에 알로에 속에 들어있는 PAG(알로에 면역다당체)를 투입해 분석했다. PAG는 장 속에서 헐거워진 점막들을 탄탄하게 해주고 다양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장내 염증이나 용종을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PAG는 면역계의 활성화를 통해 분비된 특정 사이토카인(신체 방어체계를 제어하는 신호물질)이 골수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작용을 촉진해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백혈구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여기에 알로에의 알로인과 이모딘이라는 성분은 대장 내 수분을 증가시키고 배출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배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

알로에 전잎은 기능성 원료 삭제
알로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섭취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알로에가 찬 성분이다 보니 몸이 찬 사람들은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알로에를 생으로 사용할 때는 바로 사용해야 한다. 이유는 생알로에를 떼어낸 후 6시간 이상 보관하면 유효성분의 90%가 파괴되며 세균 번식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일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여기에는 기능성 원료에서 ‘알로에 전잎 삭제’가 포함돼 있다. 식약처는 장기간 지속적인 섭취 시 간독성 이상사례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알로에 껍질(라텍스 포함)’을 함유하는 알로에 전잎을 기능성 원료 목록에서 삭제키로 했다. 하지만 ‘알로에 겔’은 알로에의 껍질이 제거된 제품이므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유지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식품에 알로에 전잎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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