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고난의 패션업계 화장품 품는다 (2021-09-03)

코로나19로 인해 옷을 사는 사람들이 줄면서 패션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자 일부 업체가 화장품 시장 진출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재택근무는 늘고, 외출하는 일은 줄면서 지난해 패션업계의 시장 규모가 2% 줄어든 40조 8,000억 원으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삼성물산, 코오롱FnC 등의 패션 대기업들이 적자를 냈다. 이에 위기를 느낀 패션기업들이 화장품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신세계그룹 ‘고급 화장품 전략’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0만 원대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패션산업에 편중된 사업구조 다각화에 나섰다. 패션산업과 화장품산업이 ‘꾸민다’는 공통점이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지난 8월 27일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출시했다. 한섬이 패션 외 다른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섬이 꼽는 오에라의 핵심 경쟁력은 ‘제품력’이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화장품 개발에 20년간 몸담으며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의 R&D 연구소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스벤골라 박사’가 참여했고, 기능성 스킨케어 제조 기술이 우수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해 제조됐다. 로션·스킨·세럼·크림 등 스킨케어 라인은 스위스의 맑은 물과 최고급 원료로 만들어졌으며, 전량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한섬은 에센스·세럼·크림 등 기능성 제품은 물론, 클렌징·선케어·팩 등 20여 종의 스킨케어 및 선케어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상품 가격은 20만~50만 원대이며, 최고가 제품은 120만 원대다.

한섬 관계자는 “화장품은 피부에 가장 먼저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원료와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해 차별화된 원료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화장품 연구소와도 협업을 진행했다”며 “한섬이 갖고 있는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그대로 접목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론칭했다. 뽀아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00년 전통의 프랑스 브랜드 ‘폴 뽀아레(Paul Poiret)’를 인수해 선보인 자체 화장품 브랜드다. 제품 가격대는 세럼 22만 원~68만 원, 크림 25만 5,000원~72만 원, 립스틱 8만 2,000원 등이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이후 시코르, 연작, 로이비 등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당시 화장품 매출이 1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293억 원까지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과가 화장품 부문 사업 확장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뽀아레 관계자는 “확고한 브랜드 철학과 제품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새롭고 개성 있는 명품을 찾는 영리치(YOUNG RICH)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면서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글로벌 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 화장품 中 겨냥한 것…패션과 시너지 기대”
친환경, 비건 등을 겨냥한 화장품을 출시하는 사례도 있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9월 뷰티브랜드 ‘라이크와이즈’를 론칭했다. 모든 제품은 1만~3만 원대이며, MZ세대 니즈에 맞춰 친환경 패키지에 비중을 뒀다. 패키지 소재 역시 리사이클링 플라스틱으로 적용되었으며,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에서 인증받은 종이와 무공해 인쇄 잉크인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다.

또 다른 패션전문 기업 LF도 지난 2019년 첫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스위스 유명 화장품 원료 연구소 ‘미벨(Mibelle)’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스위스산 기능성 식물원료를 확보하고 동물 실험을 일체 진행하지 않는 프리미엄 비건 뷰티 브랜드다.

이 기업은 지난 2016년부터 프랑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불리(BULY)1803’과 체코 화장품 브랜드 ‘보타니쿠스’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해 화장품 수입 사업을 전개해오다 지난 2018년 LF의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라인 ‘헤지스 맨 룰429’를 출시하며 자체 화장품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들이 고가의 화장품을 선보인 것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사업전략으로 보인다”며 “중국 시장을 노리지 않더라도 패션업계와 화장품 업계의 고객층이 겹치는 점이 있는 만큼 두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HOT NEWS 더보기

마케팅신문
다이렉트셀링

오늘의 날씨 및 환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
사진